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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자의 그늘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8월 01일
↑↑ 이 종 래
경주중부교회 목사
ⓒ 서라벌신문
연일 푹푹찌는 찜통더위가 계속된다. 샤워를 해도 그때뿐이지 금새 땀이 주룩 흐른다. 환경이 좋은 곳에서도 이 정도인데, 쪽방촌이나 냉방시설이 없는 곳에 계신 어르신들은 어떨까하는 걱정과 함께 송구한 생각이 든다.
특히 밭일을 하던 80세 전후의 노인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년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경주의 수은주가 섭씨 39.7도를 찍어 대한민국의 기상청이 생긴 이래 최고의 온도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영천의 신령면이 40.2도를 찍었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에도 일본 관측사상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기온이 41.1로 최고 기온으로 관측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알제리에 있는 사하라 사막의 기온이 아프리카 지역 관측사상 최고인 51.3도를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각 지역에서 온열환자들이 속출하고, 폭염으로 들불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며 가축을 먹일 건초가 떨어지면서 가축을 살처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교회의 성도들 중에도 축산업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계속 가축들에게 물을 뿌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피서(避暑)한다’라는 말을 쓴다.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는 뜻이다. 리조트나 펜션을 빌려 에어컨을 마음껏 틀어놓고 쉬는 것, 또는 바람이 잘 드는 시원한 정자나 계곡에 앉아 더위를 피하는 것이다. 요즘 도시에서는 은행이나 백화점 또는 마트로 피서를 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더위를 이긴다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추위도 마찬가지이다. 피한다는 말을 쓴다. 왜냐하면 더위와 추위는 우리가 겨루어 이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생길을 갈 때 늘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착하게 살았다고 흥부처럼 갑자기 일확천금을 벌게 되는 일도 없다.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겪으며 사는 것이 인생길이다. 누구 하나 이해해주지 않는 어려운 걸음이 당연한 것이 되어지는 그 길이 바로 인생길이다. 인생을 돌아보면 그 수많은 어려움과 아픔, 억울함을 이겨낸 적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잊혀지고 무뎌지게 되는 것, 그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 가는 것, 매일처럼 묵묵히 버텨냄으로 해결되어져 가는 것이다. 폭염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여름을 느끼며 사는 것이 피서이듯, 인생 또한 끝없이 밀려오는 힘든 일들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는 피서가 필요하다.
엊그제 정치적인 성향은 다르지만 존경하는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물론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의 입장에서 그런 검찰 수사의 압박이 조여 오고, 부당한 정치자금을 받아 당에 위해가 가해 질 수 있다고 판단을 해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것 또한 견뎌낼 수 있는 일이고, 어쩌면 버티다 보면(?) 다 지나가 버릴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낀다.
‘전능자의 그늘’이라는 책이 있다. 남편 짐 엘리엇 선교사가 원주민에게 창에 찔려 순교했을 때 아내인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남편의 편지와 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그 책에 보면 전능하신 하나님의 그늘 아래 항상 거하기를 원했던 선교사의 강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 있다.
“짐(남편)의 결말을 특별한 죽음이라고 칭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영웅으로, 순교자로 칭송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본인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것과 그리스도를 위해 죽는 것이 그토록 크게 다른 일이란 말인가?”
이렇게 푹푹 찌는 폭염, 우리에게는 그늘이 필요하다. 시원한 그늘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슷한 인생의 폭염을 맞았다면 그에게도 시원한 생수가 필요할 것이다. 마음이 답답하고 외로운 시대, 우리에겐 속 시원하게 고백할 전능자의 그늘이 필요하다. 시편 91편 1절에 보면 이렇게 말씀한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하는 자는 전능하신자의 그늘 아래 거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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