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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탐방 [14] 천마총 발굴조사 Ⅳ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8월 01일
↑↑ 남시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문학박사
ⓒ 서라벌신문
천마총 발굴조사를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난 5월 11일 봉분 정상에서 아래로 4.5m지점에 이르렀을 때, 비오는 어느 날 사방으로 남겨놓았던 둑이 일부 무너지면서 둑 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마구류(馬具類)로 생각되는 원형영락(圓形瓔珞)이 달린 각종 금동판(金銅板)과 철제류, 유리옥 등 유물이 출토됐다. 이들 유물은 봉분조성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러서 의식을 행사하고 마구류 등 유물을 매몰하는 절차가 있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지금까지는 장례절차에 이와 같은 의식이 행해진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조사 자료 또한 어디에도 없었다. 처녀분인 천마총 발굴조사로 신라고분 봉분조성시 마지막에 이루어진 의식이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천마총 발굴조사를 시작한지 꼭 111일 되던 7월 25일 작업을 마칠 때쯤 금관 일부를 확인했다. 금관총 금관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출토상태 기록과 수습방안 강구 등으로 수습은 이틀 뒤인 7월 27일에 했다. 조사원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금관을 조심스럽게 유물상자에 옮겼다. 금관을 드러낼 무렵 그렇게 맑았던 하늘이 갑작이 컴컴해지더니 천둥과 번개가 무섭게 치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언론 통제를 위해서 문화공보부에서 파견나온 공보관과 경찰서에서 경비지원 나온 순경이 제일 먼저 고분에서 내려왔다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작업인부가 후일 전해 주었다.
정말 소설같은 기이한 현상이었다. 모두들 갑자기 변한 날씨에 놀라고 두려워서 긴장해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누구도 말 한마디 없이 각자 맡은 일에만 열중했다. 긴장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금관 세척이 끝냈을 때는 하늘은 씻은 듯이 맑았고, 초저녁 밤하늘의 별은 유난히 반짝였다. 그날 갑작스럽게 변한 날씨는 정말 신화 같았다. 우연의 일치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 신비로웠다. 당시 금관 수습 상황은 천마총 보고서에 자세하게 기록되어있다.
금관 수습 결과 지금까지 우리들이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르게 내관(內冠)은 없고 외관(外冠)만 출토됐다. 내관은 후일 부장품 상자에서 별도로 출토됐다. 1921년 9월 29일 금관총에서 신라금관이 처음 출토된 이래 우리들은 금관의 내관과 외관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그렇게 믿어왔다. 그러나 천마총 발굴조사로 신라금관의 내관과 외관은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게 됐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정확한 학술발굴조사에서만이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았다.
1921년 일제강점기에 실시한 금관총발굴조사는 발굴조사라기 보다는 유물수습이었다는 것을 우리나라 고고학계는 일찍이 인지하지 못하고 1세기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우리 기술로 재 발굴을 하였다.
또 당시에 수습한 금동 칼자루에 ‘이사지왕십(爾斯智王十)’이라고 새겨진 명문이 있다는 것도 근래에 와서 확인했다. 우리나라 고고학계는 깊은 성찰(省察)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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