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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씨앗 피해농민들의 자랑스런 승소
2006년 05월 13일 [서라벌신문]

최근 안강읍 안강찰토마토작목반원을 비롯해 현곡면 현곡토마토작목반 회원들과 그 가족들은 정말로 기쁜 날을 만나 환희에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이유는 불량씨앗을 판매한 거대한 힘을 가진 종묘상과 4년 동안의 긴 법적투쟁에서 처음으로 농민들이 승소를 했기 때문이다.

해당 농민들은 지난 10일 안강에서 이번 승소를 자축하는 잔치까지 벌였다. 안강찰토마토 피해농민들이 법적으로 승소를 하기까지에는 안강 출신 재경 변호사인 이정락씨(67)의 큰 공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번 승소는 농민들이 서울지방법원에서 패소한 것을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는 과정에서 이 변호사가 이를 알고 고향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자청해서 무료변론 끝에 고법에서 승소를 했기에 기쁨이 두 배였다.

이날 보상금을 찾아 들고 귀향한 이 변호사를 만난 농민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계속 짓밟혀 오던 농민들의 자존심을 찾았기에 더 기쁘다”고 환호했다. 피해 보상금 4천500만원을 받아 쥔 농민들은 거듭 기쁨에 겨워했다.

돈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수십년 동안 짓뭉개진 농민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농민들은 거듭 고향출신의 유능한 변호사가 있었기에 오늘의 승소가 가능했다며 이정락 변호사를 칭송했다.

농민들은 농촌에서 태어난 죄로 땀 흘려 농사만 짓고 사는 업보를 얻은 탓에 지난 수십년 동안 종묘상으로부터 구입한 씨앗이 비록 불량품이라 하더라도 항상 그 피해는 농민들만 봐야 했다.

이름 있고 신용 있다는 유명 종묘상을 상대로 씨앗을 구입해 멀쩡한 논밭에 심었는데도 불량씨앗인 탓에 한해 농사를 모두 망친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농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도 어떤 때는 경제력이 부족해 법적 대응도 못하고 주저앉기도 했다. 어렵사리 법적으로 나서도 법을 잘 모르고 경제력이 미약한 농민들은 분명히 불량 씨앗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도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는 거대 종묘상을 상대해서는 이기지 못한 채 피해자로 남아야만 했다.

농민들이 당한 피해는 그 종류와 대상도 여러 가지다. 오이와 참외에서 시작해 토마토와 수박 등 각종 과일류와 채소류를 비롯해 비닐류 등 농사자재까지, 모두 열거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종묘상을 상대로 피해농민이 소송을 벌여서는 단 한차례도 승소해 본 전례가 없었다.

해박한 법 이론을 내걸고 논리적인 변론을 편 끝에 대기업인 종묘상을 꺾고 피해농민이 승소의 기쁨을 누리도록 한 것은 안강찰토마토 피해농민들만의 기쁨이 아니고 전체 지역 농민들의 승리다. 지금까지는 불량씨앗이 발단이 돼 농사를 망친 피해농민들이 종묘상이나 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호소하면 법정은 물론 모두가 무식한 농민들이라 부당하게 보상금이나 탐내는 부도덕한 사람들로 매도하기 일쑤였다. 이번 고등법원의 피해농민 관련 판례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기업에 속하는 종묘상들도 힘없고 돈 없는 농민들이라고 얕보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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